초점 잃은 병상 ◇ 초점 잃은 병상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가 온통 세상을 뿌옇게 만들었다. 희미하게 보이는 빌딩들은 유령의 도시처럼 높고 낮음이 불분명하다. 외출을 삼가라고 외쳐대지만 먹고사는 일이 어디 실내만 국한되는가. 나다니지 않고서는 삶을 꾸려 나갈 수 없다. 서풍을 타고 밀려오는 .. 세상만사 2014.02.24
아리송해, 사는 게 뭔지? ◇ 아리송해, 사는 게 뭔지? 주말 홀아비 된 심정을 누가 알까. “내일 어디 약속 없어” 겸연쩍게 물어보는 아내의 목소리는 나지막했다. “없는데, 어디가?” 심통이 난 나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나 추워서 자전거는 못타고 동호회에서 춘천투어 계획이 있는데 갔다 와도 되지.” 주말.. 세상만사 2014.02.17
우거지상으로 돌변한 주부들 ◇ 설명절이 다가오면서 우거지상으로 돌변한 주부들 우리 고유의 명절 설이 다가오고 있다. 선물은 무엇으로 준비를 해야 할까. 용돈은 얼마나 준비를 해야 하나. 시골을 내려가는 타임은 언제로 하면 좋을까. 명절이 다가오면 고민이 이만 전만이 아니다. 전 국민이 움직이다 보니 시골.. 세상만사 2014.01.27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 ◇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 눈이 내리고 흐린 날이 이어지더니만 하늘이 맑고 깨끗하다. 세상을 어둡게 했던 미세먼지가 날아가고 쌓인 눈도 녹아 빌딩들이 높이 솟아 보인다. 선명하게 드러난 피뢰침이 화살처럼 날카롭다. 어디선가 날아든 새들은 나뭇잎사이를 날아다니며 재잘거린다... 세상만사 2014.01.23
한눈팔지 마! ◇ 한눈팔지 마! 귀를 에일 듯 한 차가운 날씨가 며칠째 수그러들 줄 모른다. 이렇게 추운 날씨 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사람들의 움직임은 매일반이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일하는 공사장에 중장비의 둔탁한 소리가 요란하다. 집게차가 굉음을 낼 때마다 힘없이 무너지는 건물들, 오랫동안 .. 세상만사 2014.01.15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을까. ◇ 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을까. 본격적인 강추위가 시작되었다. 숨을 쉴 때마다 튀어나온 입김은 안개처럼 퍼져나간다. 바짝 웅크린 사람들의 움직임이 둔하다. 패딩잠바가 감추어버린 S라인은 내년 봄이나 보일 것 같다. 피부보호를 위해 감싼 목도리는 미모의 여인들을 감추어 버.. 세상만사 2013.12.12
무늬만 부부인 세상 ◇ 무늬만 부부인 세상 나무에 눈꽃이 피었다. 바람에 떨어지고 햇볕에 녹아 금방 사라진다. 새벽에 내린 눈으로 차들은 거북이걸음을 했다. 길가에 뿌려진 눈은 염화칼슘에 녹고 바퀴의 압력에 순식간에 물로 변했다. 며칠 전 겨울비가 내렸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눈으로 바뀌.. 세상만사 2013.12.11
울고 싶어라. ◇ 울고 싶어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삼” “잠깐, 현관 앞에 있는 박스 들고 가셔야지” “아이! 급한데 스타일 구기네.” 박스를 들고 주차장에 내려와 보니 비가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나와서 마대자루에 담고 있었다. 박스를 던져버리고 우산을 가지러 다.. 세상만사 2013.12.09
가끔은 대중교통으로 ◇ 가끔은 대중교통으로 하늘이 열렸다. 이삼일 스모그로 인하여 하늘인지 땅인지가 분간이 가지 않았었는데 해살이 눈부시게 내리쬐고 있다. 산마루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인다. 아득히 먼 곳에 있는 아파트이름도 선명하게 보인다. 맑은 날이 이렇게 좋은데 요 며칠 .. 세상만사 2013.12.06
소취하 당취평 ◇ ♬소취하!! 당취평!! 거리에 낙엽이 사라지자 노점이 부쩍 늘었다. 호떡장사를 비롯하여 어묵, 떡볶이, 붕어빵을 파는 곳에서 피어나는 수증기는 아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 옆에 과일장사가 진을 치고 있다. 인도에 배추를 산더미처럼 싸놓고 호객행위를 하는 거구의 아줌마는 .. 세상만사 2013.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