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 세밑 아침에 짓눈개비가 내렸습니다. 쌓일 정도는 아니고요. 마지막 내리는 눈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우산도 없이 모자도 쓰지 않고 그냥 맞았습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표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속마음은 남달라 보였습니다. 걸음걸이가 씩씩하고 입을.. 세상만사 2014.12.31
불량주부 ◇ 불량주부 연말 분위기를 알리는 크리마스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12월이 되면서 눈발도 아주 굵어졌다. 아직 추위가 덜해 내리는 족족 녹아내린 눈은 설경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도로가 미끄러워 접촉사고가 났다는 뉴스가 메인에 올랐다. 갑자기 추워진 한파에 놀란 사람들은 솜바.. 세상만사 2014.12.03
나보다 먼저 간 유능한 일꾼들 ◇ 나보다 먼저 간 유능한 일꾼들 찬바람이 불면서 부고장이 날아들고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새로울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두려울 것도 없다. 건강하게 살다가 밤새 안녕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고로 비명횡사하는 사람도 많다. 천수를 누리다 조.. 세상만사 2014.10.30
알곱창과 이슬이 한잔 가을비가 추적추적 이틀이나 내렸습니다. 을씨년스런 날씨에 주당들의 손전화가 바쁘게 움직입니다. 일은 뒷전이고 핸드폰을 여닫는 횟수가 많아집니다. 비와 술, 바늘과 실이지요. 한잔 했습니다. 알곱창과 말입니다. 골무처럼 동글한 돼지 막창을 소금을 뿌리고 연탄불에 구워낸 막창 .. 세상만사 2014.10.22
쌩얼천국인 격포해수욕장 ◇ 쌩얼천국인 격포해수욕장 낯선 곳에서의 잠은 깊이 들 수가 없다. 관광지에 와서 들뜬 마음 또한 잠자는 것을 방해 한다. 변산반도 구석구석을 돌았으니 피곤도 하련만 자다 깨기를 반복했다. 더군다나 가족 모두 뒤 엉켜 자다보니 코고는 소리와 화장실 들락거리는 소음으로 몹시 불.. 세상만사 2014.10.17
살인 사건 현장에 아버지가 있었다. ◇ 살인사건 현장에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일찍 집을 나섰다. 형과 누나는 학교에 가야 한다. 집에는 아무도 없다. 막내며 어린양을 부리며 자란 나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있다는 것 자체가 엄두가 나지 않았다.난 형을 따라 학교에 갈 수밖에 없었다. 형은 난색을 표.. 세상만사 2014.09.26
벼랑끝에 내몰린 가장의 권위 ◇ 벼랑 끝에 내몰린 가장의 권위 가장의 권위랄 것이 남아 있긴 한가. 전통유교국가인 우리나라는 웃어른께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하는 것을 철칙이라 여겼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존경하는 마음이 대단했다. 이렇듯 유교의 가르침을 거역하지 않고 이어온.. 세상만사 2014.09.24
두 얼굴의 여인 ◇ 두 얼굴의 여인 너무나 화창한 날씨에 가슴이 설렌다. 티끌 하나 없이 맑은 날 창문을 살짝 열어 틈이 생기자 쏜살같이 들어온 바람이 종이를 날린다. 점심에 흘렸던 땀방울이 일순간 증발되어 사라졌다. 피부는 뽀송해져 솜털을 꼿꼿하게 세웠다. 난초도 황금연휴를 아는지 물을 달라.. 세상만사 2014.09.05
치맥과 함께하는 월드컵 ◇ 월드컵을 치맥과 함께 즐겨봅시다. 브라질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장안의 화제가 온통 축구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사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평소 관심이 없었던 여성들에게도 짜릿한 쾌감을 안겨다준다. 아이들도 신나서 축구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공부에 여념이 없어야 할 고삼.. 세상만사 201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