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모내기 ◇ 비가내리면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그시절이 그립습니다. 언제부턴가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면 기분이 좋아진다. 왜일까. 도시에 비가 내리면 온도가 내려가 시원하고 미세먼지가 사라져 공기가 상쾌하다. 닫힌 창문을 활짝 열고 심호흡을 하면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린다. 차량이 달리.. 말까시의 추억 2016.05.24
풍금 ◇ 풍금 대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무성한 숲은 산을 감추고 갈대는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고 있다. 논에 물이 들어가 벼가 심어지고 보리는 누렇게 익어 바람에 출렁인다. 뽕나무에 달린 오디는 검은 진주를 방불케 하고 빨갛게 익은 앵두는 침샘을 자극한다. 해는 점점 높아지.. 말까시의 추억 2015.06.23
딸기 서리 ◇ 딸기 서리 주말에 시골 다녀왔다. 연녹색이 덮고 있는 고향의 들녘에는 사람과 기계가 부단히 움직였다. 덩치 큰 트랙터가 논바닥을 갈아엎고 경운기는 밭을 일구었다. 감자 꽃이 피었고 씨 고구마 넝쿨이 영역을 넓혀 무성했다. 집안에 들어서자 딸기가 빨갛게 익어 있었다. 탐스럽게.. 말까시의 추억 2015.05.27
맷돌 ◇ 맷돌 오늘이 입춘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된 것이다. 수은주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늘 푸른 소나무가 유난히 빛나 보인다. 물오리 떼가 강을 헤집고 다니면서 먹이 사냥에 여념이 없고, 갈대밭 사이로 새들이 날아들어 몸을 숨긴다. 살이 통통 오른 쥐들이 하수구를 드나.. 말까시의 추억 2015.02.04
쩔쩔 끓는 아랫목 ◇ 쩔쩔 끓는 아랫목 대한이 지났다. 요 며칠 한낮 기온이 영상을 오르내리고 있다. 맹위를 떨치던 추위가 누그러든 것 같다. 가장 춥다는 대한이 지났으니 봄이 오는 길만 남았다. 엊그제 내렸던 눈도 사르르 녹아 없어졌다. 응달진 그늘에 듬성듬성 있을 뿐이다. 돌아 댕기는 개들도 활.. 말까시의 추억 2015.01.21
발동기 ◇ 발동기 <갈매동 모 식당앞에 전시된 발동기> 한겨울에 가랑비가 내리고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눈이 와야 할 판에 비가 내리다니, 중앙고속도로에서는 43중 추돌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 바닥에 뿌려진 빗물이 살얼음을 만들어 일어난 사고로 밝혀졌다. 비가 .. 말까시의 추억 2015.01.16
고드름 ◇ 고드름 추위가 맹위를 떨치더니만 주춤해졌다. 온기에 한방 맞은 것 같다. 그늘진 곳에 얼어붙었던 빙판이 사그라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산과 산에 수북이 쌓였던 곳에 낙엽이 보이고 응달진 곳에 듬성듬성 눈덩이가 보인다. 폭포에는 물이 보이지 않고 빙벽만이 그 위용을 자랑하.. 말까시의 추억 2015.01.13
봉기초 ◇ 봉기초 요즘 담배 값이 오르는 바람에 애연가들의 시름이 크다. 담배 값을 올려 금연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두고 볼일이다. 담배를 끊기 위해서는 단단한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계기가 있으면 쉽게 끊을 수 있지만 동기부여 없인 .. 말까시의 추억 2015.01.08
서캐 ◇ 서캐 찬바람이 불면서 눈이 오고 엄동설한이 지속된다. 두툼한 솜바지를 입지 않고서는 겨울을 날수가 없다. 속옷 역시 두툼한 내의로 무장해야 한다. 보온이 잘된 옷의 솔기 깊은 곳에 이들이 진을 치고 있다. 움직임이 덜한 야음을 틈타 밖으로 나와 활동하기 시작한다. 벼룩과 빈대 .. 말까시의 추억 2014.12.23
화로 ◇ 화로 하늘도 얼고 사람도 얼고 세상 모든 것들이 얼었다. 칼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귀때기는 떨어질 것만 같고 움츠린 육신은 넘어질까 두렵다. 내린 눈은 빙판 되어 가는 길 방해하고 두툼한 솜바지는 행동에 제약을 가한다. 포장마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가 유난히도 희다. 호호.. 말까시의 추억 2014.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