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간식 자줏빛 고구마 ◇ 나의 간식 자줏빛 고구마 가을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고 있다. 빠삭빠삭 벼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텃밭에 배추, 무가 무성하게 자라 땅이 보이지 않는다. 감나무 잎이 떨어진 사이로 매달린 홍시는 새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수수는 고개를 숙여 겸손을 떨고, 납작 엎드려 자.. 말까시의 추억 2014.10.10
방위의 설움 ◇ 방위의 설움 까시는 방위다. 초치원 훈련소에서 삼주교육을 받고 예비군 대대에서 14개월 근무하고 전역했다. 보충역(방위)으로 근무를 했기 때문에 해제가 맞는 말이다. 도시락을 싸들고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했다. 빨간 날은 쉬었다. 군복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에 다니는 것.. 말까시의 추억 2014.10.08
도장을 잘못 찍어 날아온 재봉틀 ◇ 도장을 잘못 찍어 날아온 재봉틀 <시골에 고이 모셔져 있는 재봉틀> 엊그제부터 제법 선선해졌다. 오늘이 말복이면서 입추다. 가을의 턱밑에 왔다고 더위가 살짝 물러 간 것 같다. 처서가 지나야 본격적인 가을이라 할 수 있다. 모처럼 편안한 잠을 잔 것 같아 개운한 하루를 보내.. 말까시의 추억 2014.08.07
오솔길 남쪽 지방을 강타한 태풍 ‘나크리’도 사라졌다.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여름비, 기이한 일이 아니다. 장대비가 내렸다가 해가 나고 다시 가랑비가 흩날려도 나쁘지 않다. 생명의 물이라 생각하면 고마울 따름이다. 그 덕에 산과 들은 푸름이 넘쳐나 빈틈이 없다. 좁은 공간이라도 비집.. 말까시의 추억 2014.08.05
고샅 ◇ 고샅에 나가 놀아라. 올해장마는 마른장마라 해서 봄비 내리듯 한다.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가도 금방 해가 나고 먹구름이 밀려왔으나 이내 사라지는 요상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 지루한 장마가 오지 않아 좋긴 하지만 농사짓는 시골은 물 부족으로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지하수가 고.. 말까시의 추억 2014.07.18
확독 ◇ 확독 김장김치가 물릴 무렵이면 봄나물이 나와 입맛을 돋게 한다. 나물이 시들해지면 본격적인 밭 채소가 나온다. 그 대표적인 것이 상추다. 상추는 겉절이도 만들어 먹지만 대부분 고기를 싸먹는 쌈 채소로 소비된다. 상추가 키 자랑을 할 때면 열무나 얼갈이도 뿌리를 내리고 잎을 .. 말까시의 추억 2014.07.17
원두막 ◇ 원두막 참외와 수박이 넘쳐난다. 길거리에도 마트에도 수북이 쌓여 있는 수박과 참외는 대표적인 여름과일이다. 하우스 재배 덕에 크고 맛있는 과일을 시기보다 빠르게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도심 곳곳에 진을 치고 있는 노점들이 과일장사로 탈바꿈하여 인도를 점령했다. 오가는 사.. 말까시의 추억 2014.07.16
호롱불 ◇ 호롱불 “석유기름 좀 사와라.” 어법상 맞는 말이 아니다. 전기가 들어오기 전에는 집집마다 석유를 이용하여 불을 밝혔다. 전량 수입해서 써야 하는 석유는 귀한 존재였다. 작은 마을에는 기름장사가 없었다. 한참을 걸어 큰 마을에 가야만이 사올 수가 있다. 기름을 받아 올수 있는 .. 말까시의 추억 2014.07.14
반딧불이 반짝이는 여름날 밤 마른장마가 계속되다보니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장마철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것이 비가 아니던가. 살수차를 동원하여 뿌려보지만 역부족이다.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농심은 하늘만 쳐다본 채 망연자실하고 있다. 덩달아 올라간 기온은 에너지를 마구 빼앗아 가고 예년보.. 말까시의 추억 2014.07.11
무논에 김매기 ◇ 무논에 김매기는 살인적인 고통이 수반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다. 모내기를 하고 나면 주기적으로 김매기를 해주어야 한다. 못자리에서 제거하지 못한 피도 뽑아야 한다. 특히, 피를 뽑아주지 않으면 이듬해 논바닥이 피로 물든다. 허리를 굽혀 잡초를 제거하는 김매기는 농사일 중에.. 말까시의 추억 201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