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을 치맥과 함께 즐겨봅시다.
브라질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장안의 화제가 온통 축구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사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평소 관심이 없었던 여성들에게도 짜릿한 쾌감을 안겨다준다. 아이들도 신나서 축구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공부에 여념이 없어야 할 고삼학생들도 각국의 경기결과를 꿰뚫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여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점점 무르익어가고 있다.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이면 뭐니 뭐니 해도 치맥이 빠질 수 없다.
우리나라 경기를 할 때면 긴장한 나머지 손에 땀이 난다. 무엇인가 마시지 않으면 들뜬 기분을 달랠 수가 없다. 냉수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시원한 맥주에 닭 날개를 안주 삼으면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저녁시간에 이어지는 경기야말로 치맥의 명성이 하늘을 찌른다. 아쉽게도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새벽경기가 주를 이루어 주당들에게는 고문과 같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치킨가게 역시 울상이 아닐 수 없다.
통닭이 나온 지도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시장 골목귀퉁이에 자리 잡은 가마솥에 기름을 붓고 통째로 튀겨낸 것이 통닭의 시발점이다. 월급날이면 노릇노릇 튀겨낸 통닭을 봉지에 담아오면 일등아빠로 거듭나는데 그만한 것이 없었다. 아이들이 달려들어 먹기 시작하면 일순간에 바닥이 나고 뼈다귀까지 부셔먹곤 했다.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뼈다귀를 모아 고아 먹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어슴푸레 생각이 난다.
토종닭을 기르던 소싯적 닭요리로는 무쇠 솥에 넣고 푹 삶아 먹는 것이 전부였다. 자주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보니 요리법이 다양하지가 않았다. 대규모 양계장이 보편화되면서 닭볶음탕이 식탁에 올랐다. 인삼과 절묘하게 궁합이 맞는 삼계탕이 나온 이후로 복날이면 어김없이 줄을 서가며 먹곤 했다. 닭갈비를 비롯해서 찜닭이 유명세를 타고 닭강정이 새롭게 등장하여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닭요리는 후라이드치킨이 아닐까 싶다. 노래방만큼이나 많은 것이 치킨가게다. 후라이드치킨도 브랜드마다 맛이 다양하다. 유명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다양한 재료를 연구ㆍ개발하여 독특한 맛과 향으로 골목시장을 점령했다. 오래전부터 이어 내려온 통닭집은 다 없어지고 이제 재래시장이나 가야 볼까말까 하는 역사적인 유물이 되었다. 거대자본과 마케팅전략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후라이드치킨은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보편적인 음식이 되었다. 아이들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치킨은 무엇인가 곁들이지 않으면 느끼하고 목이 말라 먹을 수가 없다. 같이 배달되어진 치킨무가 느끼함을 가셔주지만 완전하지 못하다. 바로 시원한 맥주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기름진 음식의 소화과정에서 더부룩해진 속을 달래주는 것 역시 맥주만한 것이 없다. 알코올 농도가 약해 성인음료로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가 16강에 안착하여 제1경기로 배정이 된다면 주말에 결기가 이루어진다. 치맥을 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치맥과 함께하는 축구는 보는 즐거움이 남다르고 가게는 매상이 급상승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불을 지피게 된다. 우리나라가 승승장구 하는 날, 너나없이 즐기는 치맥은 국민정신건강에 커다란 이바지를 하고도 남을 것이다. 자!!! 브라질 월드컵을 치맥과 함께하여 기쁨을 두 배로 즐겨보심이 어떨지. 선택은 자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