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한잔은 6백 원이다. ◇ 막걸리 한 잔은 6백 원이지만 기쁨은 6백만 불이다. 거실 탁자 위에 마른 멸치가 담긴 플라스틱 통이 있다. 주념 부리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귀가하여 샤워를 한다. 미세먼지도 털어내고 목과 콧속에 이물질도 제거한다. 뻑뻑한 눈도 헹궈낸다. 마지막으로 냉.. 삶의 얘기 2018.05.01
고사리와의 사투 ◇ 고사리와의 사투 시골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조금 있다. 그동안 고구마, 옥수수, 콩을 심어 형제들과 나누어 먹었다. 곡식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봄부터 가을까지 피땀 흘려 가꾸지 않으면 안 된다. 고라니, 멧돼지 접근을 막기 위하여 울타리도 쳤지만 번번이 뚫려 낭패를 보았.. 삶의 얘기 2018.04.24
열무김치 담기 ◇ 시원한 열무김치 담기 따스한 봄이 오면서부터 부쩍 장 보는 횟수가 잦아졌다. 안 보이던 푸성귀도 등장했다. 겨우내 김장김치로 길들여진 입맛이 질릴 만도 하다. 시원한 열무김치가 먹고 싶어졌다. 아내에게 “열무, 얼갈이가 나왔으니 한번 담아 보자"라고 주문했지만 “나 김치 담.. 삶의 얘기 2018.04.18
먹통이 된 블랙박스 ◇ 먹통이 된 두 개의 블랙박스 차만 있어도 좋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이젠, 차종과 옵션 그리고 브랜드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한집에 두 세대를 보유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수입차도 물밀듯 들어온다. 무엇으로 갈아타야 할지 선택에 있어서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기존 옵션에 나.. 삶의 얘기 2018.04.11
엄마의 목소리 ◇ 엄마의 목소리 날씨가 을씨년스럽다. 4월에 눈이 내리더니 태풍보다 드센 바람이 불고 있다. 창문이 덜컹거리는 소리가 여간 거슬리지 않는다. 기온이 뚝 떨어져 꽃들이 벌벌 떨고 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던 꽃망울이 문을 꼭꼭 걸어 잠갔다. 나뭇가지에 살짝 내민 움은 성장.. 삶의 얘기 2018.04.10
푸르지오 24시 ◇ 바쁘게 돌아가는 푸르지오 24시 아내의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리는 순간 눈을 뜬다. 6시 10분이다. 아내는 무당춤을 춘다. 누워서 말이다. 손과 발을 위로 쳐들고 마구 흔들어 댄다. 다음 동작은 민망하다. 누운 채로 엉덩이를 밀어 올려 곡선을 만들고는 한참을 있다가 하강, 다시 올리기.. 삶의 얘기 2018.03.20
리포터로 변신한 아내 ◇ 리포터로 변신한 아내 처제와 통화를 하다 말고 일어선 아내는 화상 통화로 전환하여 집안 곳곳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집들이할 때 처제는 분명 상경하여 축하해주었었다. 집안 곳곳을 살피며 “돈이 좋군.” 하며 감탄사를 연발했었다. 누구에게 저렇게 열심히 설명할까. 기분 좋게 .. 삶의 얘기 2018.03.13
호신술의 지존 그녀 ◇ 그녀의 호신술에 속수 무책으로 당했다. 봄이다. 두꺼운 솜바지는 이제 장롱 깊숙한 곳으로 이동을 해야겠다. 창문을 열어 들어온 공기가 차갑다는 느낌이 없다. 갈매천을 걷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흐르는 물도 많아졌다. 비록 재이용 수이지만 갈매천을 적시는 데 소중한 물이다. 따.. 삶의 얘기 2018.03.11
누명 살다 보면 예기치 않게 누명을 쓰는 경우가 있다. 억울하여 해명에 해명을 거듭하지만 밝혀지기까지 몹시 괴롭다. 옥신각신하다 보면 대판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진실이 밝혀져도 그 대미지가 상당하다. 보상받기도 쉽지 않다. 옛말에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 것.. 삶의 얘기 2018.02.26
대목장 ◇ 설 명절 대목장에 나가보면 볼 것 많고 살 것이 차고 넘친다. 명절을 앞두고 서는 장이 대목장이다. 장에 나가보면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건물 밖에까지 싸 놓은 물건들로 통행이 불편해도 대수롭지 않다. 보고 사는 즐거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오가는 사람 어깨가 부딪쳐도 .. 삶의 얘기 2018.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