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얘기

화장실 편하게 이용할 순 없을까요?

말까시 2016. 1. 7. 15:14

 

◇ 화장실 편하게 이용할 순 없을까요?

“아저씨 봉걸레 들어갑니다. 발을 들어 올리세요. 바빠서 어쩔 수 없으니 이해바랍니다.” 오늘 아침 화장실에서 벌어진 일이다. 무차별로 밀고 들어오는 봉걸레를 피하기 위하여 두발을 번갈아 들어야 했다. 편안한 가운데 일을 보아도 어려운판에 갑자기 들이닥친 봉걸레는 괄약근을 더욱더 조이게 했다. 쓰레기통을 비우고는 집어 던졌는지 우당탕 소리가 귀를 거슬렀다. 쾌변은 다 틀렸다. 청소부의 난동으로 대장 깊숙이 숨어버린 변을 내보낼 수가 없었다.

아침을 제대로 먹은 다음에는 반드시 반응이 온다. 화장실로 직행하여 바지를 내리자마자 시원스럽게 떨어지는 변은 배설의 기쁨을 안겨다준다. 급작스런 설사로 난관에 봉착해 본적은 있어도 변비로 고생한 기억은 별로 없다. 일찍 출근 하는 날에는 고구마로 아침을 대신한다. 그 양이 얼마 되지 않아 밀어내기를 할 수 없다. 사무실에 도착해서야 신호가 온다. 화장실에 달려 가보면 청소부 할머니를 만날 때가 많다.

칠십은 되어 보이는 할머니는 날씬하다. 뒷모습을 보아서는 아가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은 머리와 붉은 색 상의, 검은 바지를 즐겨 입는 할머니는 매력 만점이다. 노인정에 가면 할아버지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도 남을 미모다. 얼굴에 잔주름이 있지만 고생한 흔적이 엿보이지 않는다. 화장실 청소를 하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무슨 사연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대놓고 물어 볼 순 없었다.

새벽 같이 출근하여 화장실을 청소하는 분들은 바쁘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청소를 하고 있을 때는 아무리 급해도 다른 층을 이용한다. 연로하신 노인이 허리 굽혀 청소하는 일이 쉽진 않다. 층마다 화장실을 청소하려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그녀의 솜씨는 남다르다. 청소가 끝난 화장실은 티끌 하나 없다. 반짝 반짝 빛나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청소의 달인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할머니는 불만이 많다.

할머니는 청소를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궁시랑 거리며 혼잣말을 많이 한다. 한마디로 지저분한 것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표출을 하는 것이다. 화장실이 더러우니까 매일 아침 청소하는 것이 아닌가. 바닥에 침을 보고 한마디 하고 변기통에 이물질이 묻어 있다고 뭐라 하고 휴지통에 음식물이 들어 있자 욕을 섞어 내뱉는다. 분명 대변을 보고 있는 사람이 있음에도 잔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할머니! 안에 사람이 있어요. 할머니가 잔소리하는 동안에는 일을 볼 수가 없습니다. 편안해야 할 화장실이 전쟁터처럼 불안해서 어디 대변을 볼 수 있겠습니까. 화장실이 너무 깨끗하면 할머니 일자리는 없어지는 것입니다. 화장실은 할머니의 소중한 일터 입니다. 즐거워야 할 일터에서 불만을 그렇게 쏟아내면 짜증나서 이일 오래 못합니다. 할머니 제발 즐거운 마음으로 청소할 순 없나요.” 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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