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보석이란 애칭 어떻습니까?

말까시 2015. 9. 2. 14:04

 

 

◇ ‘보석’이란 애칭 어떻습니까?

 

아들에게 물었다.

 

“엄마는 보석이라고 생각하는데 넌 어떻게 생각하니?”

“엄마는 보석이상이야.”

“뭐라고 보석이상이라고 이놈 봐라. 나보다 한수 위네”

 

보석을 능가하는 칭호는 없다고 자부했는데 아들에게 한방 먹고 나니 너털웃음이 나온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잠시 후, 호! 호! 호! 크게 웃으며 아들에게 넌지시 말을 건넨다.

 

“그래, 우리 지환이가 나이가 들더니만 세상사는 법을 터득했구나. ‘말로 천 냥 빚을 갚는 다’는 옛말이 있지. 친한 친구라도 심사숙고해 말을 건네면 친구는 너를 남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남자는 삼뿌리를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 그중에 하나가 입뿌리다. 나머진 찾아보기 바란다. 앞으로도 말을 할 때는 사자성언데 거 있잖아. 세 번 생각하고 말하라는 삼사일언, 잊지 말고 실천하기 바란다.”

 

아들은 교장선생님 같은 말을 늘어놓고 있는 아내의 말에 끄덕끄덕 하더니만 말이 길어지자 딴전을 피우기 시작한다.

 

마침, 딸내미가 배가 고픈지 냉장고문을 열고 무엇인가 찾고 있다.

 

“요즘 잘돼가니”

“뭐가”

“두루 두루 네가 하는 것들 말이야”

“잘되긴 뭐가 잘돼. 입술 트는 것 안보여. 말하지 마”

 

말끝마다 톡톡 쏘아붙이는 딸내미는 심기가 불편하다. 보석이란 말을 어떻게 생각할까 물어 보려다 포기했다. 아빠가 대화하고 싶어 말을 건네면 다소곳이 대답하면 얼마나 좋을까. 좋은 말을 해주고 싶어도 돌아서버리는 딸내미가 안쓰럽다. “하고자 하는 것을 이루고 나면 태도가 바뀔 것”이라며 “간섭하지 말라”는 아내는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이 많다. 그런 아내를 기분이라도 좋게 하기 위하여 “보석”이란 칭호를 만들어 불러주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엄마’ 앞에 ‘보석’이란 말을 붙이라했지만 실천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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