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지 말자.
삶과 죽음의 문턱 앞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아무리 의술이 발달했다 해도 돈이 없으면 도루아미 타불이다. 미미한 증상으로 병원에 가면 각종 검사를 받기 위해 돈과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필요 없는 검사로 인하여 심신이 지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병원은 이윤을 극대화 하기 위해 각종 검사를 종용한다. 환자는 거불할수 있는 권한이 없다. 순순히 응하지 않으면 치료에 나쁜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어쩔수 없도록 만든다. 환자를 위한 병원이 아니라 의사를 위한 병원이 되고 말았다. 힘 있는 자들의 횡포가 도를 넘어도 한참을 넘었다.
넷째 동서가 간암 수술을 위해 수술대위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그 옆방에는 처제와 누이동생이 간을 제공하기 위해 함께 누워 있다. 동서는 간암말기로 간 이식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 그동안 간이식을 위해 다방면으로 알아보았지만 마땅한 기증자를 구하지 못해 애가 탔었다. 병세는 자꾸만 악화되고 치료비는 산더미처럼 불어 파산 직전이다.
색전술과 고주파치료를 했지만 암세포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치료할 때 조금 작아졌다가 또다시 재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누구나 죽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을 형편이다. 가족들도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간이식만 한다면 목숨을 구할 수 있는데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자식이 부모에게 기증한 사례는 많다. 하지만 동서는 아직 아이들이 어리다. 남동생도 있지만 검사결과 기증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간암말기라니 생을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인생이다. 처제는 다각도로 수소문 해보았지만 기증자를 만나지 못했다. 기증자협회를 기다리기에는 너무나 길다. 결국, 본인의 간을 떼어줄수 밖에 없었다. 처제의 간이 작아 또 다른 분의 간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의견에 한숨이 절로 났다. 이 사실을 접하고 누이동생이 나섰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가족 3명이 수술에 임한것이다.
간암에 걸렸다 하면 의례히 음주를 물어 보곤 한다. 과음을 밥 먹듯이 한분들이 간암에 걸려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동서는 술을 전혀 못한다. 마지못해 한두 잔 마시는 것이 전부다. 해병대로 제대한 건장한 동서가 간암 말기라니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다. 다른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건강하게 태어나도 관리에 허점이 있으면 병마는 우리 몸 구석구석을 파고든다. 매일 섭취하는 음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호흡기를 통해서 감염될 수도 있다. 면역체계가 튼실 한 사람은 아무리 나쁜 균이 들어와도 병에 걸리지 않는다. 영향 불균형으로 인하여 신체의 리듬이 깨지면 우리 몸속에 잠복하고 있던 병원균이 활동을 시작한다. 관리하지 않으면 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동서는 간염 보균자다. 건강을 과신한 나머지 서서히 망가진 것도 모르고 방치를 했던 것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하더니 맞는 것 같다. 2년에 한 번하는 건강검진만 착실하게 받았어도 이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건강에 대하여 너무 자만했던 것이 화근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수술비가 1억가까이 든다고 한다. 21시간 대수술을 통해 간이식을 무사히 끝냈다. 빠른 쾌유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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