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살뜰

갈매왕국(20)

말까시 2016. 8. 4. 11:34

◇ 서울을 능가하는 갈매지구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휴가철이다. 시내가 한가롭다. 차량청체도 보이지 않는다. 항상 이렇게만 교통 흐름이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 사무실이 피서지다. 반면 길거리는 무척이나 덥다. 실외기에서 내뿜는 열기와 습기가 더해져 찜통으로 변했다. 개들은 혀를 길게 늘어뜨리고 헐떡인다. 고양이 역시 그늘 속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갈매왕국의 근로자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요즘 갈매지구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등장한다. 동북지역 신도시로서 별내를 이웃에 두고 비교우위가 어디냐를 두고 말이 많다. 공사 소음과 비산먼지가 끊이질 않는 갈매보다는 이미 완성되어가는 별내가 약보합세인 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까. 머지않아 역전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산 역시 갈매지구를 들먹거리면서 자랑질을 멈추지 않는다. 8호선과 강남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주변을 깎아 내리기도 한다.

 

조용한 가운데 갈매의 가치는 하늘 높은지 모르고 급상승하고 있다.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찾아드는 사모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구경하는 집을 가보면 인테리어보다 구조를 샅샅이 훑어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발걸음을 자로 삼아 길이를 재고 갸우뚱 무엇인가 깊이 생각한다. 바로 실수요자로서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의례히 부부 동반이다.

 

서울동북지역의 주거공간을 살펴보자. 중랑은 신내택지 빼고는 자연부락이 모여 형성된 도시이고 노원은 택지개발지구로 형성된 도시이지만 이미 내구연한이 지난 설비는 수명을 다 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녹물이 나오는 등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차는 얼마나 불편한가. 나들이 갔다가 저녁 늦게 도착할라치면 이중주차도 어려워 길가에 대는 수밖에 없다. 아침 일찍 옮기지 않으면 주차딱지를 피할 수 없다. 이들이 눈을 돌리는 곳이 바로 갈매, 다산, 별내다.

 

노후아파트기 밀집되어 있는 서울 일부에 지역에 역전세 조짐이 보인다고 한다. 그들이 어디로 간 것일까. 편리하고 쾌적한 신도시로 이동 했을 것이다. 그 덕에 서울과 동일생활권인 갈매나 별내는 노원이나 중랑에 걸 맞는 시세를 따라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구가 완성되는 2018년에는 서울을 능가할 것이라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훈풍은 도심에서 신도시로 넘어 오고 있다.

 

요즘 비발디 사모님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사장님들이야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의 어려움을 잘 모른다. 열차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둘렀지만 역에 다다를쯤에는 뛰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이 더위에 구슬땀을 흘리며 간신히 열차에 오른 사모님들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훔치고 숨고르기를 한참이나 해야 안정된다고 한다. 덕분에 다이어트는 저절로, 종아리에 근육이 생기고 출렁이는 뱃살이 쏙 들어갔다고 한다.


먼저 입주한 덕에 공사소음과 먼지로 고생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치를 보면 고생이라 말 할 수 없다. 갈매역으로 가는 길이 좀 힘들어도 참고 견디다 보면 도시는 완성되어 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도심 공원에 녹색물결이 춤추고 네온사인이 늘어갈수록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활화산이 된 갈매왕국은 누구나 누리고 싶은 보금자리가 되어 만방에 떨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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