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끊을 수 없는 술이라면 즐겨마시자.

말까시 2015. 4. 24. 10:59

 


◇ 끊을 수 없다면 즐겨마시자.

 

철쭉꽃이 만발했다. 둔치에 뿌리를 내렸던 갈대가 베어진 자리에 웃자란 새순이 제법 푸르다. 빗님이 살짝 내리기라도 하면 무섭게 자랄 것 같다. 팔뚝만한 잉어 떼들이 상류로 올라가는 장관에 사람들의 시선 또한 따라간다. 자연형 하천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공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둔탁한 포클레인은 바닥을 파고 큰 돌을 옮겨 보기 좋게 둑을 만들고 있다. 산과 들, 하천 모두가 푸른 옷으로 갈아 입기위해 아우성이다.

    

인간이 발견한 음식 중에 최고로 치는 것이 술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셔대는 술의 양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계산해보지 않아 감을 잡을 순 없지만 꽤나 될 것 같다. 돈 생각하며 마시는 술맛은 반감하기 마련이다. 대한민국 주당들의 술 인심은 하늘을 찌른다. 아까운 줄 모르고 딸아 주는 미덕이야말로 이 사회를 밝게 하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

 

죽는 그날까지 술자리는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먹고 싶은 것 먹지 못하는 고통이야 말로 삶을 갉아 먹는 원흉이다. 소주 한 병만으로도 용기가 솟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충분하다.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찰 때 소주 몇 잔이면 깔끔하게 사라진다. 이보다 더 좋은 소화제는 없다. 술은 우울모드에 빠져 축 처져 있던 어깨를 바로세우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술은 마술을 부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당한 음주량은 하루 소주 2잔이라고 한다. 그렇게 정한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두 잔으로 끝나는 주당들이 있겠는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세상의 모든 기준치가 누구를 위해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 기준이내면 안전하고 기준이 넘으면 좋지 않다는 뉘앙스가 내포되어 있다.

 

경제의 논리로 만들어진 기준치는 실천하기 어렵다. 조금만 벗어나도 불안과 공포감을 조성하는 문구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무엇인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고민에 빠지다 보면 결국 병원으로 달려가게 된다. 쓰잘대기 없는 검사와 검사가 거듭되다보면 돈을 까먹는 것은 일순간이다. 기준치는 그들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내 몸에 들어간 음식들이 잘 소화되어 에너지로 전환하는데 문제가 없다면 기준치를 좀 넘었다 해서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사람의 체질, 체격을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기준치는 참고정도로 여기고 고민 할 필요가 없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즐겁게 마시고 크게 웃으면 정신건강에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어제 친한 친구들과 거하게 한잔 했다. 늘 마실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술맛이 남다르다. 알코올성분은 매한가진데 사람 따라 천차만별이다. 술은 안주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과 마시는 것에 따라 취하는 정도가 다르다. 술집 분위기도 중요하다. 우린 주로 원탁에 둘러 앉아 마신다. 원탁은 대화하기 좋고 사람과 사람을 보는 것 또한 편하다.

    

술안주로 횟감도 좋지만 지글지글 구워먹는 육 고기가 좋다. 술자리를 오래 이끌어 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건강을 위하여 지나친 음주는 삼가라고 한다. 그 정량이 얼만지는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데 술은 뗄 라야 뗄 수 없는 바늘과 실 같은 존재다. 술에 대한 폐해가 이루 말할 수 없지 많다고 하지만 개의치 말고 즐겨 마셔보자. 술은 삶의 활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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