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시고 싶은 욕망, 버릴 수 없다. “건강을 위하여 술을 작작 마셔라” 술 마시고 들어가는 날에 아내와 딸이 자동으로 뱉어내는 멘트다. 딸이 하는 잔소리로 유일한 말이기도 하다. 아내는 이후, “신발을 똑바로 놓아라. 얼른 들어가서 샤워해라. 화장실 바닥을 말끔하게 청소하고 나와라. 물 묻은 슬리퍼는 세워 놓고 나와라” 등등 잔소리는 끊이질 않는다. 제 몸 하나 가누기 힘든 술 취한 사람에게 하는 잔소리는 쇠귀에 경 읽기와 다름이 없다. 이렇게 술은 좋지 않은 것으로 각인되어 있다. 살며 살아가며 진실이라고 하는 것들이 과연 진실이 맞을까. ‘건강을 위하여 술을 작작 마셔라’고 하는 말은 대한민국엄마와 아내들이 주로 쓰는 말이다. 술의 폐해가 많다보니 의례히 하는 말로 굳어져 버렸다. 술을 마시는 이유는 가지가지다. 좋아서 마시고, 슬퍼도 마시고, 마시고 싶지 않아도 마시는 것이 술이다. 하나의 음식일 뿐인데 선보다는 악에 더 가깝다는 것이 정설이다. 술이 무엇인가. 곡류를 발효 시켜 얻어진 액체이다. 위에 뜨는 맑은 것이 청주이고 그것을 증류하여 얻어진 것이 소주다. 순수 알코올은 무색투명하며 약간 쓰다는 느낌을 준다. 양주는 떡갈나무 통에서 오랫동안 숙성하여 갈색톤에 향이 남다르다. 소주 역시 감미료를 첨가하여 쓴맛을 다스렸다. 술은 오래되면 될수록 순하고 부드러워져 마시기 좋다. 술은 음식이다. 밥과 물에서 얻어진 보약이다. 태곳적부터 우리조상이 즐겨 마신 막걸리는 농주라 했다. 힘든 일 하면서 틈틈이 마신 막걸리는 에너지원으로서 손색이 없다. 밥만 먹고는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다. 고기를 접하기 힘들었던 시절 밥은 쉽게 소화되어 허기진다. 그 공간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막걸리다. 알코올은 위에서 바로 흡수되어 일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낸다. 노동일을 하는 사람들이 새참과 함께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술과 담배를 멀리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맞는 말이다. 수년간 마시고 피워온 담배를 당장 끊으라는 의사의 말, 실천하기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다. 의사들은 전문가 집단이며 그 힘이 대단하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일 뿐 그것이 진리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진실은 힘 있는 자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하여 만들어놓은 기준일 뿐이다. 진리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화하며 곳에 따라 정반대인 경우도 있다. 적당히 마시면 좋다고 한다. 그 양이 얼마나 될까. 똑똑한 사람들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숫자를 가미 기준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기준치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실천 할 수도 없는 기준치가 인간의 삶에 무슨 도움이 될까. 적당이란 것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잘 안다. 대외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치란 건강에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한다. 환자로 둔갑하는 수단일 뿐이다. 욕망, 사회가 만들어놓은 기준치 안에 들면 욕망을 채울 수 있을까. 절대 채울 수 없다. 경제적 논리로 만들어진 진실들, 맹신 말자. 난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끝임 없이 마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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