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얘기

숙취해소에 탁월한 다슬기 손질

말까시 2015. 8. 19. 14:02

 

세척된 다슬기 

속살을 발라낸 다슬기 

 


숙취해소에 탁월한 다슬기 해장국

 

  • 홍천강 맑은 물에서 자란 다슬기가 택배차량을 타고 도착했습니다. 씨알도 굵고 색갈도 아주 좋습니다. 여름휴가내내 술독에 빠져 허우적대다 보니 기력이 없습니다. 다슬기가 숙취해소에 최고라 하지요. 깨끗한 강바닥에서 수초를 뜯어먹고 자란 다슬기는 채취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보내준 분에 감사, 감사, 감사를 읊어 봅니다. "다슬기여 미안하구먼. 너희들은 나를 위해 희생을 해야 겠다."    

 

  • 오랜 동안 물속에 있던 다슬기는 각종이물질을 품고 있습니다. 해감을 위해 물을 붓고 한동안 방치 했더니 모가지를 뽑아 세숫대하 벽을 타고 오르더군요. 물을 갈아주기 위해 뒤섞어 보았더니 오물이 무척이나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이 나오는 오물들, 대여섯번의 물을 갈아주고 나니 맑은 물이 유지되더군요. 마지막으로 박박 문질러 표면에 붙어 있는 물때를 말끔하게 제거 했습니다. 

 

  • 곰국 통에 넣고 아주 센불로 삶았습니다. 국물이 울어 나오면서 푸른색 물질이 마구 쏟아져 나오더군요. 모가지를 길게 늘어 뜨리고 노닐던 다슬기는 뜨거운 열기에 몸을 숨겼습니다. 점점 열기가 더해지자 다슬기 특유의 향기를 내뿜었습니다. 구미를 당기는 냄새는 온 집안을 맴돌았습니다. 열을 가하면 가 할수록 거품이 일어나고 국물이 푸르게 물들었습니다. 맹렬하게 끓인다음 중불로 맞추어 놓았습니다. 

 

  • 아들놈이이 구수한 냄새에 이끌리어 부엌으로 달려왔습니다. 기다란 이쑤시게로 건드려 보더군요. 워낙 벌레를 무서워 하는 아들놈은 살아 있는 것에 늘 조심합니다. 다슬기가 바닷가에 사는 것으로 알고있었던 아들놈은 강바닥에서 서식한다는 정보에 검언쩍어 합니다. 하나 들고 까 먹어 보라고 했더니만 망설이내요. 시범을 보여 주었습니다. 뱅그르르 돌려 입에 넣고는 맛있다며 국물을 먹고 싶다 합니다.

 

  • 장장 세시간을 허비하여 삶아낸 다슬기를 이쑤시게를 이용하여 속살을 분리 해냈습니다.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고개도 아팠습니다. 푸른색이 정말 보기 좋지요. 몇개 집어 먹어보니 구수하니 맛이 좋았습니다. 된장을 풀고 정구지, 대파를 썰어 넣어 한소쿰 끓여 내놓으면 맛있는 올갱이 해장국이 탄생하겠지요. 오늘 저녁에 손수 만들어 볼생각 입니다. 달아났던 기력이 회복되고 얼굴에 화색이 돌 것입니다.   

 

  • 다슬기를 삶아 만든 육수 입니다. 왼쪽에 있는 것이 가장 진한 색을 띠고 있지요. 처음 삶아낸 육수 입니다. 나머진 까고 난 빈껍데기를 아주 센불로 우려낸 육수 입니다. 농도가 조금씩 다릅니다. 영양가도 다르겠지요.  다슬기는 모두가 푸른색 일색입니다. 포장을 뜯어 육수가 나오고 살점을 분리내어 바로 끓일 수 있도록 만들기까지 7시간이 걸렸습니다. 건강을 위한 것 모든 것이 쉬운 것 하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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