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나도 한때 이런적이 있었다.

말까시 2010. 7. 2. 16:13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것 같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는 오늘 하루 종일 내리고 주말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나들이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짜증나는 일이다. 여름에는 늘 비가 온다는 가정 하에 계획을 수립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이제부터 끈적이는 날의 연속이 자칫 잘못하면 큰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매사에 말 한마디, 한마디 충분히 생각하고 뱉어내야 할 것이다. 내 것을 양보하여 남을 배려하는 미덕을 베푼다면 이 여름 건강하게 잘 보낼 수 있을 것이다.

 

◇ 나도 한때 이런 적이 있었다.

 

이렇게 비가 올 때면 왠지 우울해지는 경우가 많다. 고층의 아파트에서 바라보는 빗줄기는 유난히 유리알처럼 투명하다. 작은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빗줄기는 바로 휘어진다. 빗방울은 유리창을 마구 때린 다음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수많은 감정들이 부딪치고 부딪혀 뜨거워지면 바라다보는 눈망울에 이슬이 맺힘을 느낄 수가 있다. 빗줄기가 동아줄이 되어 타고 내려가고 싶다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더욱더 빗줄기가 굵어지면 세상은 암흑이다. 어둠속으로 자꾸만 빠져 들어가고 만다. 몸이 잠시 붕 뜨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양팔을 들어 흔들어 보니 육신은 그대로 비상하고 있다.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하늘과 땅은 서로 점점 가까워진다. 하늘과 땅이 부딪혀 맷돌이 되어 돌아간다면 어찌될까. 극단적인 생각은 세상의 빛을 갉아 먹어 검은색으로 바꾸어 버린다. 좋고 나쁨을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경계가 어디고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도 분간이 안 간다. 비바람은 자꾸만 끌어당긴다. 그 힘에 구부러진 머리는 천 길 낭떠러지가 눈앞에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자그만 빗줄기라도 내리 친다면 그대로 떨어지고 만다. 나락의 길로 갈까 말까 망설이다 보면 생각은 생각을 마비시켜 제자리를 맴돈다. 이미 이성과 감성은 뒤엉켜 가야 할 길을 인도하지 못한다. 미약한 힘이라도 미친다면 바로 끝장이다. 생각은 더 이상 살아야 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기울어진다. 슬픔이 밀려온다. 패배의 끝선에서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회색빛 그늘 속을 헤매다 보면 빛은 점점 어두워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능력의 한계로 더 이상 오르지 못하는 비참함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크게 울고 만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 나만의 삶이 유지되는 곳을 찾아 가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많이 해야 하는 것이 반복이라면 삶은 고통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고개 숙인 삶이 계속된다면 어둠속으로 들어가 육신을 버리고 영혼에 날개를 달아 세상을 등지고 싶어진다.

 

◇ 인내와 고뇌가 없다면 승자가 될 수가 없다.

 

앞만 보고 끝없이 전진하는 자만이 승리자가 된다고 한다. 그 길은 고난의 연속이다. 우열은 항상 가려지게 마련이다. 어떤 때는 쉽게 포기하는 것도 바른길이 될 수도 있다. “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보지도 말라. 우물을 파도 한우물만 파라”는 속담이 있다. 기계가 발달한 지금 오르지 못할 나무 없다. 물이 나지 않는 우물을 계속하여 파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그 시대의 옳고 그름이 지금은 그 반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삶에 있어서 인내와 고뇌가 없다면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진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