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을 증명이라도 하듯
핸드폰, 리모컨, 컴퓨터가 연거푸 망가졌다.
머피의 법칙을 증명이라도 하듯 요 며칠 사이에 예기치 못한 일이 연거푸 벌어지는 바람에 가계소득에 비하여 너무나 많은 지출을 했다. 지출하지도 않아야 할 곳에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하다보니 기둥뿌리가 뽑힐까 걱정이 앞선다.
그 첫 번째, 민들레(딸 닉네임)의 핸드폰이 덜렁덜렁하여 순간접착제를 이용하여 고치려다가 슬라이드부문에 순간접착제가 스며들어가 작동 불능,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의뢰하였지만 결국 수리할 수 없었다. 핸드폰 없이는 하루도 못살겠다는 민들레의 성화에 못 이겨 거금을 투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거듭 속이 상하고 마음이 편치 않아 즐거운 주말이 다가와도 즐겁지가 않았다. 민들레는 아빠가 고치려다 망가트렸기 때문에 아빠가 사줘야 한다면서 최신형으로 사달라고 졸라대기 시작했다. 벌써 인터넷을 통하여 시장조사를 마치고 찜해놓은 모델이 있다고 하였다. 엄마가 사주던지 아빠가 사주던지 할 태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한 후 민들레는 잠잠해졌다. 주말을 시작하는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산에 간다는 핑계로 대나무(마눌 닉네임)에게 가급적이면 너무 비싼 것은 지양하고 저렴한 것으로 기분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구입해 줄 것을 당부하고 밖으로 나왔다.
두 번째, 산행을 시작하자 겨울인데도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져 내렸다. 숨을 헐떡거리며 정상을 향하여 오르고 있는데 핸드폰 진동소리가 옆구리를 후리 쳤다. 이 시간에 뭔 전화인가 싶어서 폴더를 열고 받아보니 대나무였다. 큰 사고는 아니고 작은 실수를 저질러서 하마터면 큰일 날 번했다는 것이었다. 주말 대청소를 한답시고 창문을 열고 이불에 묻어 있는 먼지를 털고자 힘차게 흔들어 댔는데 무엇인가 묵직한 것이 느껴지는가 싶더니만 거문물체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애들이 옥상에서 벽돌을 무심코 던진 것이 지나가는 사람의 머리에 맞아 그 자리에 즉사했다는 방송을 본 적이 있었다. 온몸에 싸늘한 기운이 돌며 소름이 확 돋아났다.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이 없었기 망정이지 큰일 날 번했다. 아무런 사고는 없었지만 텔레비전 리모컨과 핸드폰이 맨땅을 향하여 다이빙을 했다고 했다. 땅에 떨어지자마자 산산조각 난 핸드폰과 리모컨은 도저히 수리가 불가능할 것 같았다고 했다. 비호(아들 닉네임)가 산산조각 난 핸드폰과 리모컨을 프라모델 조립 전문가답게 붙이고 다듬고 조이고 해서 겨우 모양을 갖추어 놓았다고 했다. 하지만 작동은 안 된다고 했다. 더 이상 손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
세 번째, 산행을 마치고 거하게 한잔하고 집에 도착해보니 비호가 울상이었다. 멀쩡하던 컴퓨터가 먹통이 되었다고 했다. 작동이 안 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흔들어 보고 발로 차곤 한다. 나도 똑 같이 해보았다. 이미 비호가 응급조치라고는 다 해본 것을 내가 반복한다고 짜증을 냈다. 요즈음 애들 컴퓨터전문가 인줄 모를 내가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다보면 되는 수가 있지 않는가. 요행을 그냥 무시 할 수는 없었다. 다시 한번 흔들어 보고 꼬여 있는 선을 풀어 고정하고 콘센트를 비롯하여 여기저기 전원 장치를 손을 보았지만 한번 먹통 된 컴퓨터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호랑이 카페도 들어가 봐야 하는데 고장이 났으니 들어가 볼 수가 있겠는가. 정말 갑갑했다. 화가 난 나머지 비호에게 큰소리를 쳤더니만 삼년이상씩 쓰는 컴퓨터가 어디 있냐고 하면서 이참에 새 것으로 장만하자고 했다. 그럴 순 없었다. 일단 서비스센터를 불러서 한번 수리해보기로 했다.
요즈음 서비스센터의 고객에 대한 친절은 대단했다. 전화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약속한 시간에 정확하게 방문하였다. 그러나 메인보드를 보고는 통째로 작동불능이라고 했다. 수리해봤자 돈만 들지 오래 사용할 수 없다고 하면서 새로 구입할 것을 권했다. 민들레는 핸드폰 없이는 하루도 못산다고 하더니만 비호 역시 컴퓨터 없이는 하루도 못산다고 했다. 그러면서 컴퓨터가 오기까지 PC방에 간다고 반 협박까지 했다. 할 수 없었다. 최신모델은 아니지만 본체만 구입하기로 하고 비호와의 협상을 끝냈다. 다행히 리모컨과 핸드폰은 나의 손길이 다자마자 작동이 되었다. 천만 다행이었다. 또 다시 무슨 일이 벌어질까 두렵기까지 했다. 머피의 법칙은 여기서 중단되어야지 더 이상 발생한다면 수입에 비하여 지출이 너무 많아 가정 경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 같았다. 매사에 조심, 조심, 조심하지 않으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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