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테크 어케 하고 삽니까? 부동산, 주식, 채권 중에 어느 하나라도 발을 걸치지 않고 있는 사람은 바보라 한다. 재테크에 관심을 두라는 아내의 말이다. 돈이 돈을 번다고, 나름대로 여유가 있는 귀족들은 그것을 잘 굴려 큰돈을 거머쥔 달인도 있을 것이다. 난 무엇을 했는가. 쓰고 남은 돈 꼬박 저축하여 보금자리 하나 마련한 것이 전부다. 아내는 불만이다. “남들은 상가나 오피스텔에 투자하여 임대수입이 짭짤하다고 하는데 우린 뭐냐”며 푸념을 털어놓는다. “투쟙, 이거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닐세. 딴생각 말고 지금 하는 일에 충실하세나” 일침을 가했다. 얼마 전 모임에 갔다 온 아내는 벌레 씹은 얼굴을 하고 들어왔다. “우린 바보야. 지금껏 쥐꼬리만 이자에만 몰두했지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은 것이 정말 후회스러워. 당신은 지금껏 뭐 했어.” 씩씩거리며 불평을 토로했다. “돈 버는 것이 그렇게 쉬우면 누가 뼈 빠지게 일을 하겠나. 나름 많은 공부를 했거나. 타인의 도움을 받아 투자한 것이 운이 좋아 돈이 붙은 것이지.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일세. 다른 생각 말고 직장과 가정에 충실하기 바라네. 이제껏 별 탈 없이 여기까지 온 것이 가장 큰 재테크가 아니고 무엇이겠나. 분수에 맞지 않게 날뛰다 보면 탈이 나는 법일세. 과욕은 금물, 그렇게 돈을 벌고 싶으면 은퇴 후에 해보게나. 현직에 있을 때는 절대로 딴 맘을 먹으면 안 될 걸세. 명심에 또 명심을…….” 숨도 쉬지 않고 열변을 토해 아내를 설득했다. 투자하는 족족 성공하면 누가 걱정을 하겠는가. 내가 모르는 변수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섣불리 달려들었다가 돈 잃고 마음고생에 결국 화병으로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 많다. 은행이율이 바닥을 면치 못하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모임에 나가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면서 흥분하고 있는 아내가 바보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니 돈 독이 단단히 오른 것 같다. 사실, 좀만 여유가 생겨도 어디 투자할 곳이 없나, 기웃거리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하는 일이 없다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한 마리도 못 잡는다.’는 우리말이 있다. 한곳에 몰방해도 성공할까 말까 하는데 직장 다니며 투자처를 쫓아다니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인생 피곤하게 살 필요 없다. 주어진 여건에 충실하면 그만이다. 오만 잡생각을 하는 바람에 병이 나고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시골에서 태어나 마늘 두 쪽 갖고 상경하여 아들딸 낳고 숨 쉬고 있으면 성공한 것이다. 무일푼으로 시작하여 아픔 없이 보금자리를 만들었고 이제껏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으니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돈이 많아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좀 모자라면 지출을 줄이면 되는 것이다. 잘난 사람만 끝없이 쳐다보다가는 한없이 초라해지는 것은 바로 나다. 비싼 옷 입었다고 명품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마셔도 즐겁게 웃을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고 명품인간이 되는 것이다. 가만히 뒤돌아보니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저축이 최고라는 단세포적인 생각에 은행 문턱만 수없이 넘나든 것 같다. 아내가 말하는 것처럼 난 바보다. 은퇴하는 그 날까지 바보로 살 작정이다. 봉급쟁이는 덜 쓰는 것이 돈 버는 것이다. 작은 것을 소중히 하고 길거리 패션이면 어쩌랴. 몸에 맞는 옷이면 충분하다. 남의 돈이 내 손아귀에 들어오기까지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과욕은 금물, 급격한 변화도 좋지 않다. 물 흐르듯이 유유자적 그렇게 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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