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 오천 원의 기적
뜨거운 기운이 감돌고 있는 골목어귀에 펼쳐놓은 노점에 푸른 야채가 풍성하다. 모자도 쓰지 않고 하나라도 더 팔고자 손을 들어 부르고 있다. 뭉텅한 손으로 열심히 다듬고 있는 더덕은 그 향기가 건너편 길목까지 풍긴다. 플라스틱 소쿠리에 담겨져 있는 나물은 해님에 의해 시들어 있다. 간간히 분무기로 물을 뿌려보지만 태양의 열기에 습기는 금방사라지고 만다. 봄날 그렇게 괴롭히던 냉기류가 물러가고 여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텃밭에 푸성귀가 무섭게 자라고 있다. 먹거리가 풍성해지고 있는 것이다. 마트에 가면 사시사철 야채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제철에 나는 푸성귀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호방에도 나물 캐는 여인들의 사진이 종종 올라와 시골정취를 느끼게 한다. 두릅, 엄나무 순이 올라와 사람의 손을 타고 있다. 숲이 우거진 골짜기마다 고사리도 땅을 비집고 올라와 고개를 숙이고 있을 것이다. 산야초가 자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건강식이 눈앞에 있다.
하루 삼시 세끼 야채를 챙겨 먹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싱싱한 채소를 구하기도 쉽지가 않다. 농약이 범벅이 된 야채는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유기농 채소를 구하자면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육식을 삼가고 곡류를 주식으로 과일과 야채를 늘 가까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단 몇 초 입안의 행복을 위하여 밤새 위장을 혹사시키는 육식과 포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병이 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우리나이 30때까지는 그렇게 풍성하지가 않았다. 시골출신들은 곡식과 야채위주의 식단이 일 년 내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절이나 제사 때가 아니면 고기를 구경할 수가 없었다. 영양부족으로 겨울만 되면 코가 나오고 손등이 갈라져 피가 났지만 지금아이들보다 건강하게 잘 자랐다. 먹거리가 풍성해서 오는 병이 고혈압, 당뇨, 암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제 줄여야 하지 않을까.
며칠 전 동내 공원에서 직거래장터가 열렸다. 시골된장과 고추장이 먹음직스럽게 고무다라 에 담겨져 있었다. 된장 맛을 보니 구수했다. 효소액도 페트병에 담아 팔고 있었다. 마트에 잘 보이지 않는 호박씨와 해바라기 씨도 눈에 보였다. 서슴지 않고 봉지에 담았다. 굽지 않은 김과 서리태 콩도 한 봉지 샀다. 먹거리 코너에 문어다리를 팔고 있는 것을 보니 문어가 아니었다. 남미에서 수입해온 대왕오징어 다리였다. 내가 산 잡곡도 국산이라 하지만 호박씨와 해바라기 씨는 믿을 수가 없었다.
과체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은 넘쳐나지만 미네랄이 부족한 영양불균형으로 각종질병이 온 것이라 한다.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전해질 그러니까 미네랄이 풍부해야 한다고 한다. 모세혈관이 발달함에 따라 몸속 구석구석에 영양공급이 원활하여 고혈압 당뇨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고 한다. 요즈음 젊은 사람도 고혈압 당뇨로 고생하는 것을 보면 성인병이란 명칭도 바꾸어야 하겠다.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이 잡곡과 야채를 챙겨먹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온 것이 녹즙이다. 녹즙에는 각종 몸에 이로운 미네랄이 풍부하다. 난 보리순 녹즙을 말린 가루를 아침에 한 봉지 복용한다.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주말 가볍게 산책을 한다. 배꼽 밑 단전을 두들겨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면 내장에 쌓인 지방이 달아난다고 한다. 지압 방망이 5천원, 농구공 1만원을 투자하여 기상하자마자 실천한 결과, 체중 64㎏ 전후이고 허리 사이즈가 줄어 32인치 바지가 줄줄 내려간다. 혈압약도 끊어가는 중이다. 단돈 만 오천 원의 기적, 당장 실천해보지 않으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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