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거짓과 가식

말까시 2007. 6. 25. 08:35
          거짓과 가식


도려내는 아픔을

어찌 참아 견디어 냈을까

칼바람에

풀 한포기 없이

황량한 몰골 들어낸 채

긴긴 겨울을 이겨내야만 했던

벌거숭이 땅들아

이제 하늘에서

물 폭탄이 떨어지려고 하는데

겁 없이 버티고 있는

너의 용기에 감탄 할 따름이다.


찢어진 곳에

덕지덕지 붙여놓은

인공의 흔적들

회색물결에 단단해 보이지만

왠지 비바람에 위태로워 보인다.


한 꺼풀 속에

감춰진 거짓과 가식은

해마다 반복되는

장마에 그대로 들어난다.


누가 만들어 놓은 산물인가

누구의 잘못인가

욕하지 마라

숨겨진 거짓과 가식을

송두리째 들춰낼까

장마에 떨고 있는 인간들아

떨어지는 물 폭탄에

산산이 부서지어

저 멀리 어둠 속으로 영원히 사라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