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실패하면 문을 걸어 잠근다.
◇ 두 번 실패하면 문을 걸어 잠근다.
며칠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쳐 귀를 따갑게 했다. 오늘은 해가 쨍하고 밝게 비추어 여인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하천을 달리는 자전거 바퀴는 지면을 박차고 신나게 달려간다. 제방에 수북이 자란 잡초를 누군가 불을 놓아 태워버렸다. 비가 조금이라도 내린다면 하천으로 흘러들어 수질오염의 주범이 된다. 수질이 악화되어 결국 물고기들의 삶을 힘들게 할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철 해충을 퇴치코자 논두렁을 소각하는 행위는 산불위험도 있으며 이로운 생물까지 아사 가는 역효과를 낼 수 있어 금지를 하고 있건만 도시한복판을 흐르는 하천에 불을 놓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아하다. 태우면 거름이 되어 잘 자란다. 하지만 생태계를 파괴하는 소각은 하지 말아야 할 행위이다. 뜨거움에 놀란 새싹들이 땅속 깊숙이 숨어 영영 나오지 않을까 두렵다.
“아빠는 술을 드셨으면 고이 잘 것이지 왜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이야” 딸이 한마디 한다. 폭음을 하여 인사불성이면 몰라도 적당히 취기가 올라 귀가하면 모두들 피해버린다. 작은 방 큰방을 오가며 말을 걸어보지만 주사로 치부해버린다. 기분 좋게 집에 와서 평상시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좀 서운한 면이 있다. 아내 역시 술 한 잔도 못하는 맹물파라 주당인 내 마음을 받아주질 않는다.
요즈음 직장일로 술 마실 기회가 많다. 아침에 비몽사몽 버티다가 점심을 지나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본격적으로 일을 한다. 해가 서산마루에 걸칠 쯤 되면 눈동자가 반짝이며 정신이 초롱초롱해진다. 술 마시자는 문자가 들어온다. 불러줄 때 달려가지 않으면 다시는 부르지 않는다. 또 다시 알코올이 혈관을 타고 흐르면 세상만사 다 내 것인 양 큰소리가 홀 안을 꽉 차버린다. 기분 좋게 헤어져 집에 오면 또 다시 냉랭하다.
집에 오면 긴장이 풀려서 인지 몰라도 축 처져 거실에 벌러덩 누어 버린다. 빨리 화장실로 들어가 씻고나오라고 아내의 벼락같은 소리가 귀전을 때린다. 술기운이 온몸에 퍼져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을 끼얹고 나오면 아무도 안 보인다. 안방에 있는 아내에게 라면 좀 끓여 달라 하면, 들은 척도 안한다. 다시 거실로 나와 냉장고 문을 열고 냉수를 벌컥벌컥 마시고 정신을 차린다. 라면국물이 아른아른 거린다. 요즈음 백색국물의 라면이 인기폭발이다.
아침에 일어난 아내가 단단히 화났다. “깨끗이 씻어 놓은 싱크대가 왜이리. 더러운 거야” 냄비에 기름기가 묻어 있는 그대로 밤새 방치하여 잘 닦여지지 않는다고 난리다. 정신없이 바쁜 아침에 설거지하는데 장시간 허비했다며 연신 구시렁구시렁 불만을 토로한다. 밥맛이 없다. 술독이 남아 있어 입안이 깔끄럽기도 하겠지만 아내의 잔소리가 끊이지 않은 이유가 더 크다.
“인생 머 있어 알코올이지” 맞다. 호랑이 친구 누군가가 한줄 방에 올려 한때 대단히 히트 친 적이 있다. 맹물파들은 모르겠지만 주당들은 술을 멀리 할 수가 없다. 한잔 들이키면 슬픔을 이겨낼 수 있고 기쁨을 두 배로 즐길 수가 있다. 술로 인한 갈등도 있지만 난 죽는 그날까지 주구장창 마셔볼 참이다. 우리 집 아이들은 늦은 시각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전자음 소리를 감지하여 술이 취한 정도를 아는 경지에 올라 있다. 두 번 이상 실패하면 방문을 걸어 잠근다. 나 어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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