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얘기

건강 적신호

말까시 2008. 12. 3. 15:28

 

 

◇ 건강 적신호


건강에 적신호가 감지되었다. 직장인들이 2년마다 실시하는 건강검진결과가 도착했다. 가슴이 두군 거렸다. 떨리는 마음으로 봉투를 개봉하여 눈을 크게 뜨고 보니, 성인에게 특히 많은 혈압(152/94㎜Hg)과 총콜레스테롤(245㎎/dL)수치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의심된다고 1개 월 이내에 2차 검진을 받으라고 한다. 충격이다. 한동안 가슴이 멍했다.


걱정이 앞선다. 50줄이 다가오니 이내몸도 하나씩 망가지는가 보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순환기계통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아주 못된 질병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동맥경화로 심장질환 및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다고 한다. 자빠지지 않으려면 음식과 운동을 병행하여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보통일이 아니다.


맑은 공기가 흐르는 시골에 내려가 풀만 뜯어먹고 살면 쉽게 치료가 된다고 하는데, 한창 일할 나이에 요양을 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어쩔 수 없이 은퇴하기 전까지는 도시에서 살아야 한다. 사는 동안 스트레스 덜 받고 가급적 주말에는 맑은 공기 마시러 산과 들로 나가야 한다. 혼자만의 운동도 중요하지만 함께 하는 운동이면 더욱더 좋다. 운동도 즐거움이 따라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처방전이야 이미 나와 있지만 실천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기름진 음식을 삼가고 포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 고기반찬 앞에서 밥도 먹고 술도 먹어야 제 맛이지, 풀만 먹을 순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길들여져 온 신체에 갑자기 술과 고기를 끊어 버린다면 금단증세로 한동안 고통이 몰려올 것은 뻔한 일이다. 모든 것을 줄이라는 신호음이 울렸으니 파란불이 켜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만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된 것이다.    


타고난 신체가 술을 아주 잘 받도록 만들어져있다. 지나친 음주로 인하여 과식을 하는 바람에 영양분이 넘쳐나 장기간 쌓이다 보니 병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먹은 만큼 소비를 한다면 별문제 아닌데 일하면서 매일운동을 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주말에 등산하는 것이 운동의 전부인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주말 등산만으로는 건강을 지킬 수 없다고 한다. 주중에 3,4일은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를 본다고 하는데, 이제부터의 삶은 내 몸속에 나쁜 인자를 몰아내기 위하여 피 터지는 전쟁을 치러야하는 환자가 된 것이다.


2차 검진결과 좋지 않게 나오면 큰일이다.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수치가 떨어지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평생 약을 입에다 달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50줄도 안되었는데 벌써 환자라는 칭호를 받게 되다니 서글퍼진다.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술도 먹고 해야 하는데 건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끊는다면 무슨 재미로 산단 말인가. 그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또 다른 병이 도진다면 그것 또한 큰일이다. 모름지기 이젠 죽었다 생각하고 규칙적인 생활로 전환해야 한다. 오늘부터 결정했다. 소주석잔, 맥주한잔으로 그날의 주량을 정하고 반드시 실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