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사람이 미쳤나 세상이 미쳤나
말까시
2008. 4. 20. 17:20
사람이 미쳤나 자연이 미쳤나
해가 미쳤나
봄은 여기에 있는데
빛을 마구 쏟아내어
여름을 재촉하고 있다는
느낌은
계절의 모가지를 비틀어 버린 것인가.
아직 보일 때가 아닌데
홀라당 벗어버린
틈 사이사이로
빛나는 살색의 향연이
가는 길 멈추게 함은
자연의 섭리인가 인간의 횡포인가.
무엇이 조급했는지
무엇이 다급했는지
설익은 가시내들이
일으키는 가랑이 바람이
순한 봄을 몰아내고 있다는
느낌은
적절한 비유인가 지나친 비약인가.
이리도 잠깐 왔다 갈 거면
작은 꽃이 되어
소리 없이 가버리지
새벽부터 요란을 떤 이유는
기왕 핀 꽃
파릇해질 때까지
좀 더 머물러 있으면
아니 되는 이유라도 있다는 것인가.
세상이 와글와글 하니
자연의 힘도 무디어 졌나
발휘 할 곳 모르고
아무데나 방향을 틀어버리니
무엇을 먼저 건져야 할지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할지
나 그리고 우리는 갈피를 못 잡겠네 그려...